후쿠오카 근교 소도시 히타는 여행자에게 소박하지만 진짜 일본의 맛과 분위기를 선물하는 곳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에어비앤비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히타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 세 곳을 다녀왔는데요. 저의 경험과 해석을 담아 히타의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 3곳의 미식 여행기를 전합니다.
정원과 대나무향, 히타마부시 센야 – 장어덮밥의 감동
히타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히타마부시 센야입니다. 이곳은 일본식 장어덮밥(마부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웨이팅이 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오픈 1시간 전에 도착해 명단을 적고 주변 마메다마치 거리를 산책하며 기다렸습니다. 입장 후 나무통에 담긴 장어덮밥과 함께 나오는 다양한 고명과 소스 그리고 대나무 향이 가득 밴 밥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어는 부드럽고 비린내 없이 담백했으며 밥과 양념의 조화가 완벽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식당 뒤편의 작은 정원을 산책할 수 있는데 장어덮밥의 여운을 자연 속에서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해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정중하게 인사해주신 것도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일본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정성 가득한 한 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불향 가득한 명물, 소후렌 야키소바 – 히타식 볶음면의 매력
히타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히타 야키소바. 저는 마메다마치 골목에 위치한 소후렌 야키소바 집을 찾았습니다. 메뉴는 일본어로만 되어 있었지만 입구의 그림 메뉴판과 오픈키친의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숙주가 듬뿍 들어간 면을 넓은 철판에 바삭하게 눌러 볶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불향과 소스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한입 먹자마자 느껴지는 깊은 풍미와 바삭한 식감 그리고 숙주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기존에 알던 야키소바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친절한 사장님께서는 서툰 한국말로 “이 맛은 히타에서만 느낄 수 있다”며 계란 토핑을 추가해 먹는 팁도 알려주셨습니다. 식사 후에는 가게 앞에서 사장님과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 맞아주셨고 직접 만든 소스의 비법도 살짝 귀띔해주셨습니다. 여행 중 만난 소박한 로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아카우시의 풍미, 우시토사카나 – 일본 화우의 진수
고기 요리를 좋아한다면 우시토사카나(うしとさかな)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구마모토산 아카우시(적소) 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으로 스테이크, 불고기 덮밥, 로스트비프 오차즈케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입니다. 저는 로스트비프 오차즈케와 아카우시 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고기가 정말 두툼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차즈케는 고소한 육수와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식사의 마무리로 딱 맞았습니다. 매장은 모던한 일식 스타일로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라 혼밥은 물론 가족, 커플 모두에게 잘 어울립니다. 식사 중 사장님이 테이블을 돌며 직접 인사를 건네주셨고 고기 굽는 법이나 오차즈케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더욱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일본 3대 화우 중 하나로 꼽히는 아카우시를 히타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골목길에서 만난 의외의 풍경과 현지의 온기
히타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느낀 건 음식뿐 아니라 그 주변의 골목길과 풍경도 여행의 일부라는 점이었습니다. 마메다마치의 오래된 상점들, 다리 아래로 흐르는 히타강, 그리고 식당 앞 작은 정원까지 모두가 히타만의 소박한 감성을 더해줬습니다. 야키소바 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와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현지인과 함께 작은 찻집에서 말차를 나눠 마신 기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들은 히타의 계절별 축제와 옛날부터 이어져온 음식 문화 이야기는 여행 책자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본 히타 맛집의 진짜 가치
히타의 맛집들은 단순히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찾고 여행자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방문하는 곳. 그곳에서 직접 줄을 서고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음식의 진짜 맛과 분위기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 장어덮밥의 깊은 풍미, 야키소바의 불향, 아카우시의 부드러운 육즙까지 각각의 식당이 주는 경험과 감동이 모두 달랐습니다. 프랜차이즈나 SNS 핫플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히타만의 진짜 맛과 정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히타 맛집을 제대로 즐기는 나만의 팁
- 히타마부시 센야는 웨이팅이 긴 편이니 오픈 1시간 전에 도착해 명단을 적고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야키소바 전문점은 메뉴가 일본어로만 되어 있을 수 있으니 그림 메뉴판이나 구글 번역 앱을 활용하면 주문이 수월합니다.
- 우시토사카나는 저녁 시간에 붐비니 점심이나 이른 저녁에 방문하면 더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 현지인에게 추천을 부탁하거나 옆자리 손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 더 풍성한 여행이 됩니다.
- 식사 후에는 마메다마치 골목이나 히타강 산책로를 함께 둘러보면 히타만의 소도시 감성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 히타의 맛집들은 대부분 가족 경영의 소규모 가게가 많아 서비스가 세심하고 따뜻합니다. 예약이 가능한 곳은 미리 예약하면 더 편리하니 구글맵에서 예약 가능한 페이지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일본어가 능숙하다면 전화로 예약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계절마다 재료와 분위기가 달라지니 봄에는 벚꽃길 산책과 함께 겨울에는 온천과 따뜻한 국물 요리를 곁들이는 것도 추천합니다.
맛집 투어의 끝
히타에서의 맛집 여행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 현지의 삶과 정성 그리고 여행자의 시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식당마다 느껴지는 따뜻한 환대와 예상치 못한 만남 그리고 한 끼 한 끼에 담긴 깊은 맛이 여행의 기억을 더 진하게 남겨줬습니다. 다음에 히타를 찾는다면 또 어떤 맛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히타는 한 번의 여행으로 다 담기 힘든 깊고 넓은 맛의 도시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