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하카타역 인근, 구글 평점 높은 현지인 맛집 리스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타키교자 이케폰'. 작년 첫 방문의 강렬했던 맛을 잊지 못해 이번 여행에서 재방문했습니다. 일반 회사 건물 지하에 숨겨진 듯 자리한 이곳의 점심 한정 규동은 여전히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웨이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부터 일본어 메뉴판 속에서 규동 사이즈를 고르는 팁, 규동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과 결제 방법까지 '타키교자 이케폰'을 두 번 방문하며 느낀 모든 것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하카타에서 잊지 못할 한 끼를 경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글을 놓치지 마세요.
하카타역 현지인 맛집! '타키교자 이케폰' 규동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 현지 맛집 탐방일 것입니다. 특히나 남들이 잘 모르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곳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작년 후쿠오카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타키교자 이케폰'이 저에게는 바로 그런 존재였습니다. 하카타역 인근 평점 높은 구글 맛집 리스트를 샅샅이 뒤지던 중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발견한 곳이었죠. 당시 맛보았던 점심 한정 규동의 강렬했던 첫인상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았고 이번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곳도 바로 이케폰이었습니다. "그때 그 맛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설렘과 기대를 안고 저는 다시 한번 이케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실 '타키교자 이케폰'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카타역에서 도보로 불과 5분 남짓한 거리에 있지만 식당이 위치한 건물 자체가 일반적인 음식점 건물이 아닌 평범한 회사 건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작년에 처음 방문했을 때 "여기가 맞나?"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지하로 내려가면 마치 다른 세상처럼 아담한 지하상가와 함께 여러 음식점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이케폰은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작지만 강한 내공을 지닌 맛집의 포스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이번 재방문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듯한 반가움과 함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식당에 대한 고마움까지 느껴졌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저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재방문 후기 (웨이팅, 메뉴, 솔직 맛 평가)
'타키교자 이케폰'의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작년에 처음 방문했을 때 명시된 오픈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밖에는 대기 줄까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아, 여기는 오픈 시간보다 훨씬 일찍 문을 여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죠. 그래서 이번 재방문 시에는 작년의 경험을 교훈 삼아 오픈 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도착했습니다.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아직 대기 줄은 없었지만 이미 몇몇 현지인들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현지인 맛집은 정보력이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만약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조금 서둘러 도착하는 것이 기다림의 수고를 더는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대부분 현지인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만이 유일한 한국인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모든 시선이 저희에게 쏠리는 듯한 느낌도 잠시 받았습니다. 메뉴판 역시 전부 일본어로 되어 있었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점심 메뉴는 사실상 규동 하나이고 사이즈만 고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는 보통 사이즈를 주문했었는데 고기의 양이 살짝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자신 있게 '고기 1.5배' 사이즈로 주문했습니다. 남편도 저와 같은 선택을 했죠. 잠시 후 먹음직스러운 규동 한 그릇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 아삭한 김치와 함께 정갈하게 차려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규동의 화룡점정 신선한 날계란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날계란, 이렇게 드세요!
이케폰 규동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이 날계란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오랜만에 방문하거나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어떻게 먹어야 할지 잠시 망설일 수 있습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옆 테이블 일본 사람이 먹는 것을 보고 따라 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만 깜빡하고 날계란을 밥 위에 그대로 올려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물론 그렇게 먹어도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케폰 규동의 날계란은 따로 제공된 작은 그릇에 풀어 넣은 다음 젓가락으로 마구 휘저어 부드러운 계란물을 만들어 소고기를 찍어 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 실패 없는 정석: 별도 그릇에 날계란을 풀고 잘 저어주세요. 노른자와 흰자가 골고루 섞여 부드러운 상태가 될 때까지!
- 최고의 궁합: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부드러운 소고기를 이 계란물에 콕 찍어 드시면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배가 되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 (저의 실수담 & 추천): 밥 위에 바로 올리면 계란 특유의 비릿함이 느껴질 수도 있고 고기와의 조화도 덜합니다. 꼭 계란물에 찍어 드시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저처럼 까먹지 마세요!
참고로 함께 나오는 김치와 국은 기본 제공되지만 리필 시에는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 점도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드디어 규동을 맛볼 시간. 1.5배로 주문한 만큼 확실히 고기의 양이 푸짐했습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소고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고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한 점 집어 맛을 보니 역시나! 입안에서 정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움이었습니다. 얇게 저며진 소고기는 질긴 부분 하나 없이 연했고 과하지 않은 양념은 밥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1.5배 사이즈는 저에게는 살짝 부담스러웠습니다. 물론 고기 자체는 너무나 맛있었지만 양이 많다 보니 마지막에는 조금 물리는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에 먹었던 보통 사이즈가 오히려 "아, 조금만 더 먹고 싶다"하는 살짝의 아쉬움을 남기면서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평소 식사량이 많거나 고기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1.5배나 2배 사이즈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음식의 양은 개인의 취향과 컨디션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죠.
다음을 기약하며
'타키교자 이케폰'의 규동은 오직 점심시간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입니다. 저녁에는 물만두 전골과 비슷한 '타키교자'를 주력으로 하는 이자카야로 변신한다고 하니 점심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맛본 규동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저녁 이자카야 메뉴 역시 틀림없이 훌륭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샘솟습니다. 다음번 후쿠오카 여행에서는 시간을 맞춰 꼭 저녁에도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곳은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대부분의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이케폰은 아직 현금만 받고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 느낀 '타키교자 이케폰'은 변함없이 훌륭한 맛과 현지 분위기를 간직한 하카타역 인근 최고의 규동 맛집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웨이팅의 수고로움과 일본어 메뉴판의 불편함, 현금 결제의 번거로움마저도 잊게 만드는 강력한 맛의 힘을 지닌 곳입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직한 맛과 현지인들의 활기로 가득한 이곳에서 맛보는 규동 한 그릇은 분명 후쿠오카 여행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하카타역 근처에서 정말 맛있는, 그리고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진짜 규동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타키교자 이케폰'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다음번, 그다음 번 후쿠오카 방문 때도 어김없이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