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팔복동의 이팝나무 철길은 한 번쯤 꼭 걸어봐야 할 봄철 명소입니다. 그 길을 걸으며 마주한 하얀 꽃터널과 철길의 이색적인 조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에피소드를 담아봅니다.
봄의 끝자락, 하얀 이팝나무 꽃길 위를 걷다
이팝나무는 벚꽃이 진 뒤 봄의 마지막을 장식하듯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하얗게 만개합니다. 올해 전주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은 4월 26일부터 5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되어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던 철길 위에서 직접 꽃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방문한 날 철길 양쪽으로 쭉 이어진 이팝나무가 마치 터널처럼 하늘을 덮고 있었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눈처럼 내렸습니다. 철길을 따라 걷는 동안 발밑에는 철로가 머리 위에는 하얀 꽃구름이 펼쳐져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금학교 다리 구간이 사진 명소로 꼽히는데 이곳에서는 양쪽으로 뻗은 이팝나무 터널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전국에서 사진가와 여행자가 몰려듭니다. 저 역시 이 구간에서 인증샷을 남겼는데 평소 사진에 자신 없는 저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 만큼 배경이 압도적이었습니다.
2025년 개방: 4월 26~27일, 5월 3~6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부 구간은 오후 9시까지)
철길과 꽃, 그리고 사람 – 현장에서 만난 풍경
이팝나무 철길의 또 다른 매력은 철길과 꽃, 사람들의 조화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가족, 친구, 연인들이 옷을 맞춰 입고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 삼각대를 세우고 포즈를 고민하는 사진가들, 꽃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봄의 끝자락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전 7시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금학교 주변은 특히 인기가 많아 포토존에는 줄이 길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걸어가면 한적한 구간도 있어 조용히 꽃길을 걷거나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이팝나무는 쌀밥처럼 하얗게 피어 예전에는 마을 잔치 때마다 이팝나무 아래서 모였지”라며 옛 추억을 들려주셨습니다. 이런 소소한 대화가 여행의 기억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줬습니다.
포토존, 주차
이팝나무 철길의 메인 포토존은 금학교 다리(감수 2건널목) 구간입니다. 내비게이션에는 ‘전주시 팔복동 1가 260-2’를 입력하면 편리합니다. 주차는 팔복예술공장 주차장이 가장 가까운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금방 만차가 되니 일찍 도착하거나 도로변에 요령껏 주차해야 합니다. 주차 후에는 도보로 5~10분 정도 걸으면 철길 입구에 도착합니다.
올해는 안전을 위해 개방 기간과 구간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고 철길 내부 출입은 개방 시간에만 가능합니다. 안내요원과 현수막이 곳곳에 있어 질서 있게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출입 금지 구역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을 예쁘게 남기고 싶다면 흰색이나 파스텔톤 옷을 입으면 꽃과 잘 어울리고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부드러운 빛을 활용하면 더욱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삼각대, 셀카봉, 보조배터리도 챙기면 좋습니다.
꽃길 그 너머, 팔복예술공장과 봄날의 감성
이팝나무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로 옆에 팔복예술공장이 있습니다. 올해는 철길 개방 기간에 맞춰 예술공장에서는 ‘앙리 마티스 & 라울 뒤피’ 전시, 먹거리 부스, 체험 부스, 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려 꽃놀이와 문화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꽃길을 걷고 난 후 예술공장에 들러 전시도 보고 현지 먹거리와 수공예품을 구경하며 한나절을 더 알차게 보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라면 꽃구경 후 전시나 체험을 곁들이면 여행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이팝나무 철길에서만 만난 특별한 순간
이번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꽃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지역 초등학생들과의 짧은 대화였습니다. 아이들은 “이팝나무 꽃잎을 모아 집에 가져가면 행운이 온다”며 꽃잎을 조심스럽게 모으고 있었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함께 꽃잎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지역 예술가가 즉석에서 꽃과 철길을 주제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지나가는 여행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세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만남과 분위기가 이팝나무 철길을 단순한 사진 명소가 아닌 진짜 봄날 추억의 공간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인생샷, 그리고 나만의 봄날 추억
이팝나무 철길은 단순히 사진만 남기는 곳이 아닙니다. 꽃길을 걷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철길 위를 조심스럽게 걷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처음 만난 이들과 나누는 짧은 인사까지 모두가 봄의 추억이 됩니다.
저는 평소 사진 찍는 걸 부끄러워했는데 이팝나무 철길에서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옆 사람과도 금세 친구가 되어 사진을 찍어주고 받았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사진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그날의 공기와 햇살, 함께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대화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전주 이팝나무 철길, 관람 팁
- 이른 아침이나 평일에 방문하면 비교적 한적하게 꽃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주차는 팔복예술공장 주차장(무료) 혹은 인근 도로변을 활용하세요.
- 포토존(금학교 다리) 외에도 한적한 구간이 많으니 여유롭게 산책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남겨보세요.
-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마스크와 안약을 챙기세요.
- 팔복예술공장 전시, 먹거리 부스, 체험 부스도 함께 즐기면 하루가 더 풍성해집니다.
- 개방 시간과 구간을 꼭 확인하고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꽃잎을 모아 기념으로 책갈피를 만들거나 현지 예술가의 그림을 구입해 여행의 추억을 남겨보세요.
여행의 끝, 다시 걷고 싶은 철길
전주 이팝나무 철길은 봄의 끝자락, 하얀 꽃과 철길,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직접 걷고, 보고, 느끼며 남긴 사진과 추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년 봄 다시 한 번 이 길을 걸으며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여러분도 전주 이팝나무 철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봄의 감성을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