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후인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단연 유노츠보 거리입니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라서가 아니라 이 거리를 직접 걸으며 느낀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현지의 소소한 일상,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을 맛보며 느꼈던 여행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동화 속 마을에 들어선 듯
유후인역에서 내리면 바로 이어지는 유노츠보 거리는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지는 약 1km 남짓의 거리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골목마다 펼쳐진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산리오, 지브리, 미피 등 캐릭터 굿즈샵, 그리고 일본 특유의 감성이 살아 있는 소품 가게들이었습니다. 특히 동구리노모리(지브리 소품샵) 앞에서 마녀배달부 키키의 지지와 셀카를 남기며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캐릭터 굿즈와 귀여운 그릇, 손수건, 유리공예품 등이 가득해 쇼핑 욕구를 참기 힘들었습니다.
산리오샵은 헬로키티, 포차코 등 한국에서 잘 안 보이는 캐릭터 굿즈도 많아 선물용으로도 인기였습니다. 저도 동생과 친구 선물로 캐릭터 밴드를 구입했는데 정작 제 것은 깜빡하고 사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쉽네요.
길거리 음식, 한입 한입이 추억이 되는 맛
유노츠보 거리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금상고로케와 게살어묵입니다. 금상고로케는 기본, 카레, 게살, 고기감자, 야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저는 특히 고기감자 고로케의 겉바속촉 식감에 반해버렸습니다. 줄이 길어도 회전이 빨라 금방 먹을 수 있고 바로 옆에서 생맥주도 주문할 수 있어 맥주와 고로케의 조합을 즐기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게살어묵은 한국의 크래미와 비슷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진짜 게살 식감이 살아있어 하나만 먹고 돌아온 게 두고두고 아쉬웠던 메뉴입니다. 소스를 취향껏 뿌려 먹을 수 있고 여러 개 사면 가격이 더 저렴해 숙소로 포장해 가는 것도 추천합니다.
벌꿀 아이스크림, 표고버섯 고기말이, 새우 삼겹살 꼬치, 토리텐(닭튀김) 등도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토리텐은 유자 소스가 뿌려져 일본식 치킨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길거리 음식을 조금씩 사 먹으며 걷다 보니 점심 한 끼가 저절로 완성이 돼서 유후인 여행 계획에 유노츠보 거리를 넣는다면 한끼 식사는 길거리 음식으로 대체하셔야 할거에요.
골목골목 숨어 있는 체험과 소소한 발견
유노츠보 거리는 단순히 먹고 사는 곳이 아니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체험과 볼거리가 숨어 있습니다. 닥터피쉬 카페에서 간지러운 체험을 하거나 유리공예와 오르골 가게에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됩니다. 저는 유리공예 소품을 구경하다가 2층 오르골 가게에서 직접 오르골을 골라 선물로 샀는데 여행의 감성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미피 카페에서는 미피 얼굴 모양의 창문과 귀여운 도시락, 빵 키링 등 미피 덕후라면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굿즈가 가득했습니다. 현지 학생들과 가족, 커플들이 미피 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저 역시 미피빵 키링을 선물로 구입해 한국까지 들고 왔습니다.
플로랄빌리지와 킨린코 호수, 산책의 완성
유노츠보 거리 끝자락에는 플로랄빌리지가 이어집니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 귀여운 소품샵, 동화 속 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골목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보길 추천합니다. 다만 굿즈 가격이 다소 높고 인파가 많을 수 있으니 구경 위주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게 더 좋았습니다.
플로랄빌리지를 지나 조금만 걸으면 킨린코 호수가 나옵니다. 아침 안개와 노을이 어우러진 호수 풍경은 유후인 여행의 백미입니다. 호수 앞쪽은 사람이 많지만 반 바퀴 돌아 뒤쪽으로 가면 한적하게 사진을 찍거나 조용히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호수에 비친 노을과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는데 지금도 그 풍경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유노츠보 거리에서의 추억 회상
유노츠보 거리는 단순한 상점가가 아니라 일본 소도시의 여유와 감성, 그리고 여행자의 호기심을 모두 만족시키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캐릭터 굿즈샵과 길거리 음식, 체험 공간, 그리고 골목골목 숨어 있는 소소한 발견들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특히 5시 전후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으니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방문해 여유롭게 구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유후인에서 온천과 맛집 그리고 유노츠보 거리 산책을 하루에 모두 경험했는데 상점가를 전부 구경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쇼핑은 히타마을이나 다자이후 텐만구 거리도 추천하지만 유노츠보 거리만의 아기자기한 감성과 현지의 온기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노츠보 거리 200% 즐기는 법
- 유후인역에서 출발해 천천히 걷다 보면 2~3시간은 금방 지나가니 일정에 여유를 두세요.
- 상점가 대부분이 5시 전에 문을 닫으니 오전~오후 초반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길거리 음식은 조금씩 다양하게 먹어보는 것이 포인트!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 캐릭터 굿즈샵, 유리공예, 오르골 가게 등은 선물용으로도 좋으니 미리 예산을 정해두세요.
- 플로랄빌리지, 킨린코 호수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를 놓치지 마세요. 호수 뒤쪽은 한적한 포토존입니다.
-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걷는 거리 풍경이 더 운치 있습니다. 사진 찍기에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여행의 마무리
유노츠보 거리는 한 번의 방문으로는 다 담기 힘든 매력이 가득한 곳입니다. 골목골목 숨어 있는 상점과 체험, 길거리 음식과 현지의 온기 그리고 킨린코 호수까지 이어지는 산책길. 천천히 걸으며 느낀 아기자기함과 추억이 여행의 기억을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다음에 유후인을 찾는다면 또 한 번 이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새로운 추억을 쌓고 싶습니다. 유노츠보 거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짜 일본 소도시의 감성과 여유 여러분도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