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남편과 시어머니(군산이 고향이신!)와 함께 오랜만에 군산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골목과 맛집을 직접 안내해주셔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군산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세대가 함께 걷는 여행길, 그 따뜻한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골목마다 담긴 시어머니의 이야기
여행의 첫 코스는 시어머니의 추억이 가득한 근대역사문화거리와 경암동 철길마을이었습니다. “여기서 어릴 때 친구들이랑 숨바꼭질을 했지”, “이 집은 예전엔 떡집이었단다” 시어머니의 한마디 한마디에 골목이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남편과 저는 그 시절로 잠시 시간여행을 떠난 듯 골목마다 사진도 남기고 벽화 앞에서 장난도 쳐봤습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오래된 간판과 벽화, 그리고 옛날 느낌이 물씬 나는 작은 상점들이 남아 있어 시어머니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저희에게도 전해졌습니다.
군산의 시간, 건물에 스며들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도시죠.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동국사를 둘러보며 시어머니께서 “이런 집들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지”라며 옛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동국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일본식 건축물의 독특함이 남편과 저에게도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일본식 가옥 안을 둘러보며 시어머니께서는 “이런 마루에 앉아 여름밤을 보내곤 했는데”라며 옛 추억에 잠기셨고 저도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풍경을 상상해보게 됐습니다.
맛으로 이어지는 기억
군산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는 이성당에서 단팥빵을 사서 아침을 대신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여기 빵을 먹으면 어릴 적 학교 가던 생각이 난다”며 미소 지으셨고 저 역시 그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점심은 복성루에서 얼큰한 군산식 짬뽕을, 저녁은 온고집 쌈밥에서 푸짐한 쌈밥 정식을 즐겼습니다. 온고집 쌈밥은 폐교를 개조한 식당이라 시어머니께서도 “옛날 학교 분위기 그대로네”라며 감탄하셨죠. 식사를 하며 시어머니께서는 “예전에는 이렇게 온 가족이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게 일상이었는데 요즘은 참 특별한 일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저 역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호수와 바다에서 느낀 평화
식사 후에는 은파호수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봄바람이 솔솔 부는 호숫가를 세 식구가 나란히 걷는 그 시간이 얼마나 평화로웠는지 몰라요. 저녁에는 내항 근처 카페에 들러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겼습니다. 시어머니께서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시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은파호수공원에서는 분수쇼도 볼 수 있었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소도 있어서 시어머니 무릎이 좀 괜찮아지시면 다음에는 가족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장 골목에서 만난 군산의 온기
군산공설시장에 들러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을 구경하고 청년몰에서 트렌디한 디저트와 기념품도 구입했습니다. 시장 상인분들이 시어머니께 군산 사투리로 인사해주셔서 시어머니께서 “이 맛에 고향에 오지”라며 반가워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청년몰의 분위기는 젊고 활기차서 남편과 저는 새로운 군산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 신선한 조개와 건어물을 구입해 시어머니께 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셨어요. 청년몰에서는 수제 디저트와 핸드메이드 소품도 구입할 수 있어서 저 역시 소소한 기념품들을 사왔습니다.
함께 걷는 길에서 배운 것들
이번 군산 여행은 시어머니의 추억과 저희 부부의 새로운 경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어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남편과 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어요. 여행지에서 세대가 함께 걷는 길,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이해하고 또 새로운 추억을 쌓았습니다. 특히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가족이 함께 여행하니 내 어린 시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씀하셔서 저 역시 앞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만의 군산 여행 노하우
- 군산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나 버스로 시내 주요 관광지 이동이 편리해요.
- 이성당 빵집은 오전 일찍 방문하면 대기 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 근대역사문화거리, 철길마을, 일본식 가옥, 동국사 등은 도보로 이동 가능하니 편한 신발이 필수!
- 군산공설시장(또는 청년몰)에서는 신선한 해산물, 군산 특산품, 트렌디한 디저트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요.
- 봄·가을엔 은파호수공원 산책, 여름엔 선유도 등 섬 여행도 추천합니다.
- 군산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으니, 봄 벚꽃, 여름 바다, 가을 단풍, 겨울 바람 모두 경험해보세요.
- 시어머니처럼 고향이 군산이신 분과 동행한다면 가족만의 ‘추억 지도’를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시 떠올리게 되는 그날의 풍경
고향의 추억과 새로운 경험이 만나는 군산 여행, 세대가 함께 떠나면 더 특별해집니다. 시어머니의 어린 시절과 우리의 오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군산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여행의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더 많은 가족이 모여 군산의 또 다른 계절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시어머니께서는 “오늘 하루가 정말 꿈만 같았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하셨습니다. 남편도 “엄마 덕분에 군산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고 저 역시 이번 여행이 가족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가족이 함께한 여행은 언제나 특별하지만 고향을 배경으로 한 여행은 그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가족 여행을 자주 계획해서 각자의 추억과 이야기가 쌓이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어요.
군산에서 꼭 해봐야 할 특별한 경험
- 군산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다 바람을 만끽하기
- 초원사진관에서 가족 사진 남기기
-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군산의 옛 모습을 배우기
- 선유도, 무녀도 등 군산의 아름다운 섬 여행 떠나기
- 군산만의 로컬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즐기기
- 군산 야시장이나 야경 명소에서 밤 산책하기
가족 여행,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이번 군산 여행을 통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과 세대가 이어주는 따뜻한 정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시어머니의 추억, 남편의 어린 시절, 그리고 저의 오늘이 한데 어우러져 군산이라는 도시가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앨범 한 장이 된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1박 2일이었어서 다음에 또 군산을 찾게 된다면 더 오랜 시간 머물며 군산의 골목골목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