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홀 여행, 열 번의 방문 동안 제가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찾아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알로나 비치 끝자락에 위치한 타이 레스토랑 '아이시스(Isis)'입니다. 솔직히 보홀이 '식도락 여행'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곳 '아이시스'만큼은 예외입니다. 필리핀에서 만나는 태국 음식점이라는 점이 조금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이곳이 보홀 최고의 맛집입니다. 이 글에서는 저와 남편의 고정 메뉴인 '해산물 팟타이'와 '해산물 옐로커리', 보홀에서 꼭 마셔야 할 특별한 '그린망고스무디'의 맛이 어떠한지 솔직한 리뷰를 담았습니다. 보홀에서 실패 없는 맛집을 찾고 계신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보홀 맛집 알로나 비치 '아이시스'
보홀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채로운 해양 액티비티로 유명하지만 솔직히 '음식'이 여행의 주된 목적이 되기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필리핀의 대표 음식이 주로 바베큐나 튀김류에 집중되어 있어 며칠 머무르다 보면 늘 비슷한 메뉴에 조금은 물리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열 번의 보홀 여행 동안 수많은 식당을 다녀봤지만 "여기는 정말 맛있다!"고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곳이 바로 알로나 비치의 '아이시스'입니다. 필리핀까지 와서 굳이 태국 음식을 먹어야 할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맛보면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 이곳은 저에게 '보홀 = 아이시스'라는 공식을 만들어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보홀 맛집입니다.
아이시스는 알로나 비치의 거의 끝자락, 헤난 리조트에서 해변을 따라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만날 수 있습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바로 옆이라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곳은 야외 테이블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한낮에는 더위를 각오해야 하지만 곳곳에 설치된 선풍기가 그나마 더위를 식혀줍니다. 저녁이 되면 분위기는 한층 더 로맨틱해집니다.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경험은 보홀 여행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저는 주로 저녁에 방문했지만 낮에 보는 알로나 비치의 풍경도 정말 아름다워서 한번쯤은 낮에 방문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만 낮에는 저녁보다 훨씬 더 덥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나의 최애 메뉴 (팟타이, 해산물 옐로커리, 그린망고쉐이크)
열 번의 방문 동안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봤습니다. 쌀국수부터 삼겹살 구이, 알리망오 크랩까지. 대부분의 음식이 기본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저와 남편이 방문할 때마다 어김없이 주문하는 '고정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해산물 팟타이'와 '해산물 옐로커리', 그리고 이곳의 시그니처 음료인 '그린망고스무디'입니다.
1. 해산물 팟타이
저는 아이시스에서 팟타이라는 음식의 진짜 매력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탱글탱글한 쌀국수 면에 신선한 해산물과 아삭한 숙주, 새콤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소스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먹을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맛입니다. 아이시스의 팟타이를 맛본 이후로 한국에서도 태국 음식점에 가면 꼭 팟타이를 주문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아이시스의 맛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팟타이의 기준'이 되어버린 특별한 의미를 지닌 메뉴입니다. 보홀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된다면 주저 없이 아이시스의 팟타이를 선택하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2. 해산물 옐로커리
팟타이와 함께 주문하는 또 다른 필승 메뉴는 바로 '해산물 옐로커리'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향긋한 코코넛 밀크 베이스의 옐로커리는 매콤한 맛이 강하지 않아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신선한 새우와 오징어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있고 함께 나오는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팟타이의 새콤달콤한 맛과 옐로커리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서로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어 둘의 궁합은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그린망고스무디
보홀 여행에서 1일 1망고스무디는 국룰과도 같죠. 하지만 아이시스에 가신다면 일반 망고스무디 대신 '그린망고스무디'를 꼭 한번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잘 익은 노란 망고로 만든 스무디가 달콤함의 극치라면 아직 덜 익은 그린망고로 만든 이 스무디는 달콤함에 기분 좋은 '새콤함'이 더해져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저는 다른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면서 그린망고스무디를 본 기억이 거의 없어서인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느끼한 음식을 먹었을 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더위에 지쳤을 때 상큼하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맛이라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마스코트와 조식
아이시스에는 특별한 마스코트가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키우는 개들입니다. 보홀 해변가에는 주인이 없는 개들이 많이 돌아다니지만 아이시스의 개들은 관리를 받으며 손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몇 해 전에는 어미 개가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아서 한동안 북적북적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웠는지 모릅니다. 가뜩이나 인기 있는 식당이라 손님들로 붐비는데 귀여운 새끼 강아지들의 재롱을 보려고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1년 전 일이라 지금은 그 새끼들도 모두 훌쩍 커 있겠죠. 이 강아지 가족은 아이시스를 더욱 정겹고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아이시스는 숙박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조식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한번 아침 일찍 방문해 본 적도 있습니다. 당시 저희는 근처 헤난 리조트에 묵고 있었는데 오직 조식을 먹기 위해 알로나 비치를 따라 걸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아침 메뉴가 샌드위치와 커피 등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맛이 훌륭했습니다. 특히 함께 나온 커피가 정말 달달하면서도 진하고 맛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굳이 조식만을 위해 아침 일찍 이곳을 방문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시스의 진짜 매력은 역시 맛있는 태국 음식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에 있으니까요.
추천글을 마무리하며
열 번의 보홀 여행, 그리고 열 번 이상의 아이시스 방문. 저에게 이곳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보홀 여행의 즐거움을 완성시켜주는 필수 코스이자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공간입니다. "보홀에 맛집이 어디 있나요?"라고 묻는 지인이 있다면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시스'를 추천할 것입니다. 비록 야외 자리라 더위를 감수해야 하고 때로는 많은 손님들로 인해 음식이 조금 늦게 나올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훌륭한 맛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보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알로나 비치에서의 저녁 식사는 꼭 '아이시스'에서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곳에 가신다면 제가 추천해 드린 '해산물 팟타이'와 '그린망고스무디'는 꼭 한번 맛보세요. 분명 여러분의 보홀 여행을 더욱 특별하고 맛있게 만들어 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 역시 다음번 열한 번째 보홀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아이시스를 찾아 변함없는 그 맛을 즐기고 있을 겁니다. 이상으로 추천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