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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의 우키하 카페 '에쿠보' - 친절한 사장님과 커피 한 잔의 여유 (흡연 가능, 메뉴, 가격)

by zzigari 2025. 6. 2.

레트로 감성의 우키하 카페 '에쿠보' - 친절한 사장님과 커피 한 잔의 여유 (흡연 가능, 메뉴, 가격)

일본 규슈의 작은 마을 우키하에서의 여행 중 어느 날 아침 예상보다 일찍 눈이 떠져 남편과 함께 조용한 마을 산책에 나섰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가게가 많지 않았지만 운명처럼 '카페 에쿠보'라는 정감 가는 이름의 카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키하역 바로 앞에 위치한 레트로 감성 카페 '에쿠보'에서의 솔직한 방문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메뉴 정보, 가격, 할아버지 사장님의 모습에서 느낀 개인적인 소회까지. 담배 연기만 제외하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카페 에쿠보'에서의 특별한 아침을 지금부터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이른 아침 산책 중 우연히 마주한 우키하의 레트로 카페 '에쿠보'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고즈넉한 시골 마을 우키하에서의 아침은 더욱 특별한 기대를 품게 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잠에서 깬 저는 남편과 함께 아직 잠이 덜 깬 듯한 조용한 우키하 마을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던 중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은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가게들은 아직 문을 굳게 닫고 있었습니다. 구글맵을 열심히 찾아보다가 마치 숨은 보석처럼 저희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카페 에쿠보'였습니다. 우키하역 바로 앞에 자리한 이 카페는 외관에서부터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감 가득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여기 한번 들어가 볼까?" 남편과 저는 망설임 없이 에쿠보의 문을 열었습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레트로한 풍경이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앤티크한 가구와 소품들, 차분하게 정돈된 공간은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저희가 그날의 첫 손님이었는지 카페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지키고 계신 분은 다름 아닌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사장님이셨습니다. 혼자서 묵묵히 카페를 운영하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흡연 가능, 메뉴, 가격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아침 산책을 마친 뒤라 배가 고파서 "혹시 카레도 주문이 가능할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카페에서 아침 식사 메뉴를 함께 판매하는 '모닝 세트' 문화가 있다고 들어서 이곳에서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방문한 시간에는 커피와 같은 음료 메뉴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카레는 아마도 점심시간 이후부터 판매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살짝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남편과 저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커피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500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케이크와 커피가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도 있었는데 가격은 750엔이었습니다.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세트 메뉴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습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저는 혼자서 카페를 운영하시는 할아버지 사장님의 모습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어르신 혼자서 이렇게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거든요.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복잡하고 트렌디한 커피 메뉴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곳 에쿠보의 메뉴판을 보니 커피 메뉴가 우리나라처럼 수십 가지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드립 커피, 카페오레 등 기본에 충실한, 어쩌면 사장님께서 가장 자신 있고 능숙하게 만드실 수 있는 주력 메뉴 몇 가지만을 간결하게 제공하고 계신 듯했습니다. "아, 그래서 혼자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신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만의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사장님의 모습이 참 멋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 노인이 될 것이고 그때가 되어서도 무언가 나만의 소일거리를 하며 활기차게 살아가고 싶은데 사장님의 모습은 저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저희가 첫 손님이었기에 처음에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잠시 후 한두 분씩 손님들이 들어오면서 이곳이 흡연 가능한 카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 단골인 듯한 현지 어르신들은 자리에 앉아 자연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거나 담소를 나누셨습니다. 저는 비흡연자라 솔직히 연초 담배 냄새가 조금 힘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곳이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을 넘어 현지인들의 편안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농사일을 하시는 듯한 복장의 어르신도 스스럼없이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일본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 사장님은 말수가 많지는 않으셨지만 저희에게 주문을 받으시거나 커피를 가져다주실 때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담배 연기만 아니었다면 저에게는 정말 만점을 주고 싶은 카페였습니다.

 

친절한 사장님과 커피 한 잔의 여유

우키하에서의 예상치 못한 아침 산책길에 우연히 발견한 '카페 에쿠보'는 저에게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공간이었습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멋은 없지만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편안함과 레트로한 감성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담배 연기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인 요소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 사장님 혼자서 묵묵히 카페를 지키고 계신 모습, 그곳을 찾는 현지 어르신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커피 맛 자체도 준수했고, 특히 케이크 세트 메뉴는 합리적인 가격에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어 좋아 보였습니다. 만약 우키하 여행 중 이른 아침 혹은 잠시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친절한 사장님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에쿠보'는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흡연자이시라면 흡연 가능한 공간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방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에게 '카페 에쿠보'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신 곳을 넘어 우키하라는 작은 마을의 소박한 일상과 따뜻한 정취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