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무르익던 어느 날 남편과 시어머니와 함께 군산 신시도자연휴양림 대장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이 섬에서 가족 모두가 자연 속에서 쉬고 싶다는 마음에 여행을 계획했다. 휴양림에서 산책도 하고 쑥도 캐며 소박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었다. 예약부터 준비까지 꼼꼼히 챙기며 설렘 가득하게 여행을 시작했다. 이 글에서는 신시도자연휴양림 예약방법과 우리가 묵었던 대장도 숙박 후기, 신시도 주변 관광 정보와 맛집 추천까지 여러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담아보았다.
신시도자연휴양림 예약방법과 정보
신시도자연휴양림 예약은 산림청 ‘숲나들e’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봄 주말은 경쟁이 치열해 한 달 전 예약 오픈(오전 9시)에 맞춰 미리 로그인하고 대기하는 것이 좋다. 대장도 숲속의집은 4인 기준 1박 7만~9만 원대(비수기/성수기 차이 있음)였고 방마다 바다와 숲 뷰가 달라 꼼꼼하게 리뷰를 확인하고 원하는 방을 선택했다. 객실은 숲속의집, 통나무집, 캐빈 등 여러 타입이 있고 취사도구, 냉장고, 전기밥솥, TV, 에어컨,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침구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어 가족 여행에 부족함이 없었다. 예약 시에는 인원수, 주차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세면도구와 수건, 샴푸, 칫솔 등은 직접 챙겨야 한다. 휴양림 내에 마트는 별도로 없으니 필요한 물품들은 미리 준비해오거나 인근 마트에서 구입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차로 10여분 정도 걸린다. 봄에는 밤에 쌀쌀하니 외투를 꼭 챙기고 산책로는 운동화가 편하다. 쑥이나 야생식물은 절대 채취해 먹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아래 에피소드를 참고.
대장도 숙박 후기와 휴양림 산책
숙소에 도착하니 조용함이 먼저 느껴졌다. 체크인 센터 앞에 전기차 충전 가능한 넓은 주차장이 있고 객실마다 옆에 별도의 주차공간이 있다. 우리가 이용한 대장도는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기 조금 힘들었지만 높은 곳에 있어서 그만큼 뷰가 좋다. 방과 침구는 깨끗하고 포근했다. 방음은 보통이지만 밤에는 워낙 조용해 불편함이 없었다. 온돌 난방이 금방 따뜻해져 봄밤에도 쾌적하게 잘 수 있었고 에어컨도 설치되어 있어 여름에도 걱정이 없겠다 싶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깨끗하고 온수도 잘 나왔다. 주방에는 냄비, 프라이팬, 식기, 전기밥솥, 냉장고가 있어 간단한 요리도 가능했다. 전자렌지 없는 부분은 조금 불편했다. 휴양림 안에는 산책로, 전망대, 숲속놀이터, 잔디광장, 바다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산책로는 완만하고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봄에는 진달래, 벚꽃, 야생화가 피고 여름에는 숲이 무성해 그늘이 시원하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고요한 바다와 숲이 매력적이다. 대장도 숙소 앞 바다 쪽으로 걸어가면 노을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정말 끝내준다.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산책을 하면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책로 곳곳에는 벤치와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 좋았다. 휴양림의 모든 산책로를 돌아보려면 2박 3일은 해야할 거 같은데 인기가 많은 곳이라 연박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입실 전 숙소 주변에서 쑥을 한 봉지 가득 땄다. 현관 앞에 걸어두고 뿌듯해했는데 입실 후 휴양림에서 전화가 왔다. 휴양림 내에는 정기적으로 농약을 뿌리기 때문에 쑥을 먹으면 위험하다고 했다. 다행히 먹기 전에 연락을 받아 큰일을 피했다. 이 에피소드 덕분에 여행 내내 가족 모두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다. 휴양림 내 식물은 절대 먹지 말고 안내문이나 직원 안내를 꼭 확인해야 한다.
주변 관광 정보와 맛집 추천
신시도자연휴양림은 새만금 방조제, 신시도, 야미도, 선유도 등 군산의 여러 섬과 가깝다. 차로 10분 거리에 신시도 해수욕장과 선유도 해수욕장이 있다. 군산 시내까지는 30~4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주변 관광으로 신시도 해수욕장, 선유도, 새만금 방조제, 군산 시내 여행을 연계하면 좋다. 군산 시내에 들러 근대역사박물관이나 이성당 빵집, 진포해양공원 등도 함께 둘러보면 알찬 여행이 된다. 주변에는 해물칼국수, 조개구이, 회 등 해산물 맛집이 많다. 특히 내가 신시도 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할 때마다 가는 단골집인 선유도 ‘고래포차’를 추천한다. 고래포차는 선유도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신선한 회와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싱싱한 모둠회와 매운탕이 나오고 바다 전망이 더해져 식사 내내 기분이 좋다. 회가 두툼하고 신선하며 매운탕도 국물이 시원해 식사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맛이었다. 스끼다시는 많이 안나오는데 그래서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스끼다시 말고 회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저녁 식사 후 노을을 바라보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여행의 마무리로도 딱 좋았다. 주차도 편리하고 포장도 가능해 숙소로 가져가 먹기에도 좋다. 대중교통(버스)은 배차 간격이 길어 자차 이용이 편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신시도자연휴양림은 단순히 숙박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과 휴식이 가능한 곳이라는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계절마다 다른 야생화와 나무, 새소리, 바다 내음이 어우러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을 준다. 가족과 함께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거나 숲속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도 특별했다. 특히 노을 전망대에서 본 해질녘 풍경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드는 그 순간 가족 모두가 말없이 감탄했다. 주변 관광도 매력적이다. 새만금 방조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거나 선유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추천한다. 자전거로 새만금 방조제를 라이딩 하는건 추천하지 않는다. 길은 아주 잘 되어 있지만 너무 길고 풍경이 똑같아서 계속 타다보면 지루하다. 새만금 방조제는 드라이브코스로만 추천. 그리고 인근 선유도 해수욕장 일대에서 짚라인 체험도 할 수 있는데 바다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짚라인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액티비티였다. 처음엔 무서워서 안타려고 했는데 안탔으면 후회할 뻔 했다. 가족과 함께 짚라인을 타며 바다 풍경을 내려다보던 순간은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되었다.